[영화 소개]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10)

개봉  2010.01.21.

장르 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국가 미국

러닝타임  95분

감독 마크 웹   

출연 조셉 고든 래빗, 주이 디샤넬


500일의 썸머


줄거리

 

영화 "500 Days of Summer"(2009)는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따르지 않는 독특한 구성으로, 사랑과 관계의 현실적이고 때로는 쓰라린 면모를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비선형적인 서사 방식을 사용하여, 주인공 톰과 썸머의 관계를 500일에 걸쳐 펼쳐 보입니다.

 

영화의 시작

영화는 주인공 톰 핸센의 관점에서 시작됩니다. 톰은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젊은 남성으로, 어릴 적부터 영화와 음악 속에서 보여지는 이상적인 사랑을 꿈꿔왔습니다. 그는 축하 카드 회사에서 근무하며, 자신의 진정한 열정인 건축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톰의 삶은 새로운 동료 썸머 핀을 만난 후 급변합니다. 썸머는 톰이 바로 사랑에 빠진, 독립적이고 매력적인 여성입니다.

 

관계의 발전

톰과 썸머는 빠르게 가까워집니다. 톰은 썸머에게 깊은 감정을 느끼지만, 썸머는 관계를 가볍게 여기며 진지한 연애에는 관심이 없다고 명확히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갑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가 행복한 순간과 어려움을 겪는 순간을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관계의 변화

영화는 톰과 썸머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톰은 썸머와의 관계에서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썸머는 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없어 합니다. 톰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가고, 썸머는 이로 인해 압박을 느낍니다. 결국 썸머는 톰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톰은 깊은 슬픔과 혼란에 빠집니다.

 

톰의 자기반성

썸머와의 이별 후, 톰은 자신의 삶과 꿈에 대해 깊은 자기 반성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건축가의 꿈을 다시 추구하기로 결심합니다. 톰의 자기 발견의 여정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재회와 결말

영화는 톰과 썸머가 우연히 공원에서 재회하는 장면으로 클라이맥스에 이릅니다. 썸머는 결혼했다고 톰에게 말하며, 자신이 톰과 함께 할 때는 믿지 않았던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다고 고백합니다. 이 대화는 톰에게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그가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영화는 톰이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500 Days of Summer"는 사랑에 대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며, 관계의 끝이 반드시 비극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사랑, 이별, 자기 발견의 과정에서 중요한 교훈을 전달하며,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명대사]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야. 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야."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로맨틱한 이야기를 넘어서, 사랑의 다양한 측면과 그 복잡성을 실제적으로 탐구하려는 영화의 의도를 나타냅니다.

 

"그녀가 네가 좋아하는 이상한 것들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녀가 너의 운명의 상대라는 뜻은 아니야."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고 해서 두 사람이 완벽한 영혼의 짝이라는 보장은 없음을 강조하며, 사랑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의 필요성을 상기시킵니다.

 

"넌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야겠어." - "그걸 난 줄 수 없어. 아무도 줄 수 없어."

사랑과 관계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완벽한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나타냅니다. 이는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은 변하고, 감정도 변해. 그게 공유했던 사랑이 진실되고 진짜가 아니었다는 뜻은 아니야."

관계와 감정의 변화가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변화가 과거의 사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음을 설명합니다.

 

"단순한 지상의 사건에 위대한 우주적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어. 우연, 그게 모든 것이란 거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우연일 뿐이야."

삶의 사건들을 너무 깊게 해석하거나 운명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경계를 표현하며, 우연성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어." - "무엇을?" - "너와 있을 때는 확신할 수 없었던 그것을 말이야."

관계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자기 인식의 성장을 나타내며, 때로는 결별을 통해서도 중요한 자기 이해와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 인생이야."

인생의 예측 불가능하고 변화무쌍한 본성을 간결하게 표현하며, 삶과 사랑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인간 경험의 일부임을 강조합니다.

 

[영화 감상] - 500일의 썸머

 

  여성의 시각에서 해석한 '500일의 썸머'

"500일의 썸머"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탐구하는 영화입니다. 톰과 썸머의 관계를 통해, 에리히 프롬이 제시한 '소유'와 '존재'의 사랑 양식이 어떻게 대립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썸머와 톰은 사랑과 관계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과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결국 그들 사이의 갈등과 헤어짐으로 이어집니다.

 

썸머의 존재 양식으로서의 사랑

 

"500일의 썸머"에서 썸머의 존재 양식으로서의 사랑은 영화를 통해 관계와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제공합니다. 썸머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인물로, 사랑에 대한 그녀만의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사랑이나 관계에 있어서 전통적인 틀을 거부하며, 대신 개인의 자유와 성장을 강조합니다. 이는 에리히 프롬의 '존재의 사랑' 양식과 맥을 같이하는데, 이는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욕구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지향합니다.
 
썸머는 관계에서의 독립성을 중시하며, 이는 그녀가 관계를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톰이 중요한 부분임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자신의 삶을 지배하거나 정의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썸머는 사랑을 인생의 하나의 측면으로 보되, 그것이 자신의 독립성이나 자아 실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프롬이 강조한 '존재의 사랑'에서 중요한 요소인 자유로운 개인으로서의 성장과 발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영화 속에서 썸머와 톰의 관계는 썸머의 이러한 사랑의 접근 방식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습니다. 썸머는 톰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과 톰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보지만, 톰은 종종 관계를 더 전통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썸머와 더 깊이 연결되길 원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두 사람 사이의 오해와 갈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그들의 관계가 어려움을 겪게 만듭니다.
 
그러나 썸머의 존재 양식으로서의 사랑은 관계의 종결 이후에도 그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썸머는 톰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자기 발견의 여정을 경험하며, 이는 그녀가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썸머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나선 강력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표현됩니다.
 
썸머의 접근 방식은 사랑과 관계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 상대방 모두를 위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사랑이 개인의 자유, 독립, 그리고 자아 실현을 존중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사랑에 대한 현대적이고 성숙한 이해를 나타내며, 개인이 자신과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500일의 썸머"를 통해 제시된 썸머의 '존재 양식으로서의 사랑'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사랑이 단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인 연결을 넘어서,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톰의 소유 양식으로서의 사랑

"500일의 썸머"는 톰과 썸머의 관계를 통해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탐구합니다. 특히, 톰의 사랑 양식은 에리히 프롬이 이야기하는 '소유의 사랑'에 가깝게 표현되어, 그가 썸머를 대하는 방식에서 깊이 있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톰은 전통적인 사랑과 관계의 관점을 따르며, 자신의 감정적 욕구와 기대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줍니다.

톰의 사랑 양식은 그의 관계에서 뚜렷이 드러납니다. 그는 썸머와의 만남을 운명적인 사건으로 해석하며, 그녀와의 관계를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깁니다. 이는 톰이 썸머를 자신의 행복과 만족의 원천으로 보고, 그녀를 어느 정도 소유하려는 욕구를 갖게 만듭니다. 톰은 썸머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찾으려 하며, 이는 때로 그를 불안정하고 집착하는 상태로 이끕니다.

톰의 사랑 양식은 그가 썸머에 대해 가진 기대와 환상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는 썸머와의 관계를 영화나 음악에서 본 로맨틱한 사랑의 이상향과 비교하며,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에 실망하게 됩니다. 톰은 썸머와의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애쓰지만, 그녀가 갖고 있는 독립적인 사고방식과 자유를 추구하는 태도와 충돌합니다. 톰의 이러한 접근은 프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사랑을 소유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정한 사랑과 연결됨을 이해하는 데 한계를 보입니다.

관계의 진행과 함께 톰은 자신의 사랑 양식이 가져오는 문제를 점차 인식하게 됩니다. 썸머와의 관계가 종료되면서, 그는 심오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톰은 자신이 썸머를 이상화하고 소유하려 했던 방식이 실제로는 양자 간의 진정한 감정적 연결을 방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톰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재평가하며, 사랑이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톰의 성장과 변화는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는 썸머와의 관계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정한 열정과 꿈을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톰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다른 사람을 소유하려는 욕구를 넘어서 자기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톰의 변화는 '존재의 사랑'으로의 전환을 암시하며, 사랑과 관계에 있어서 더 건강하고 성숙한 접근을 보여줍니다.

결국, "500일의 썸머"는 톰의 소유 양식으로서의 사랑이 그와 썸머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가 겪은 경험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했는지를 탐구합니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현실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하며, 관계를 통한 개인의 성장과 자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관계의 결말

영화는 이러한 두 가지 사랑의 양식이 충돌하고, 결국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썸머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며, 톰과의 관계가 자신의 성장에 있어 한 단계였음을 깨닫습니다. 반면, 톰은 이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이해와 기대가 어떻게 그를 제한했는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결국, 톰은 자신의 꿈과 열정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길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500일의 썸머"는 전통적인 로맨스 영화의 경계를 넘어, 사랑과 관계의 복잡성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톰과 썸머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 단지 두 사람의 만남이나 감정의 공유를 넘어서는 더 깊은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의 사랑'과 '존재의 사랑' 양식을 바탕으로, 영화는 사랑이 개인의 성장과 자유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는 톰의 사랑이 처음에는 '소유의 사랑' 양식에 가깝게 표현되면서 시작합니다. 그는 썸머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만들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때로는 썸머의 독립성과 자유를 제한하려 합니다. 이러한 관계의 접근 방식은 결국 톰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초래합니다. 반면, 썸머는 '존재의 사랑'을 추구하며, 관계에서의 자유와 개인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썸머는 사랑을 통해 자신과 톰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보지만, 이는 톰의 초기 사랑의 이해와 충돌합니다.

영화의 진행과 함께, 톰은 썸머와의 관계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그는 관계의 실패와 개인적인 반성을 통해, 사랑이 상대방을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 깨달음은 톰이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며,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줍니다.

"500일의 썸머"는 사랑이 개인적인 성장, 자유, 그리고 상호간의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더욱 의미 있고 풍부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사랑과 관계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사랑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재고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인간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사랑에 대한 보다 성숙하고 현실적인 이해를 도모합니다.



『500일의 썸머』에 나타난 사랑의 양식: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통한 심층 분석

1. 사랑의 두 가지 양식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에서 현대인의 사랑이 실패하는 근본 원인을 '소유양식(Having mode)'과 '존재양식(Being mode)'의 혼동에서 찾는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이러한 프롬의 통찰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대적 러브스토리다. 주인공 톰 한센은 소유양식의 사랑에 빠져 고통받는 전형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썸머 핀은 그와 대조적으로 존재양식을 추구하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글에서는 프롬의 이론적 틀을 통해 톰과 썸머의 관계를 분석하고, 특히 톰이 범한 사랑의 오류들을 구체적인 장면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소유양식으로서의 톰의 사랑: 구체적 장면 분석




3. 사랑의 네 가지 요소의 부재: 톰의 미성숙한 사랑

3.1 보살핌(Care)의 부재

프롬은 보살핌을 "사랑하는 대상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적극적 관심"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톰은 썸머의 성장이나 그녀의 꿈에는 관심이 없다. Day 22의 대화에서 썸머가 "난 누구의 것도 되고 싶지 않아. 난 그저 나 자신이고 싶어"라고 분명히 말했을 때, 톰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그녀의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진정한 보살핌이었다면, 톰은 썸머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그녀의 독립성이 그녀에게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 노력했을 것이다.


3.2 책임감(Responsibility)의 결여

Day 290에서 톰이 직장에서 폭발하고 거울을 깨뜨리는 장면은 그의 무책임함을 보여준다. 프롬에 따르면 책임감은 "상대의 욕구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인데, 톰은 썸머가 명확히 표현한 욕구(진지한 관계를 원하지 않음)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관계가 끝난 후에도 그 책임을 썸머에게만 전가한다. "How could she do this to me?"라는 그의 반복적인 한탄은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3.3 존중(Respect)의 부족

존중은 프롬에 의하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Day 154의 파티 장면에서 톰은 썸머를 자랑스럽게 소개하지만, 이는 그녀를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트로피'로 과시하는 행위다. 또한 Day 382에서 톰이 썸머의 약혼 소식을 듣고 "너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했잖아"라고 따지는 장면은, 그가 썸머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람은 변할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데, 톰은 썸머를 자신이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으로 고정시켜 놓으려 했던 것이다.


3.4 이해(Knowledge)의 실패

프롬은 진정한 이해를 "상대의 궁극적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이라 했다. Day 282의 결혼식 장면에서 톰은 썸머에게 "우리 사이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묻지만, 이는 이미 너무 늦은 질문이다. 500일 동안 톰은 썸머가 왜 결혼을 거부하는지, 왜 독립성을 중시하는지, 그녀의 과거 상처는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카라오케 바에서 "Here Comes Your Man"을 부르며 행복해하는 장면(Day 34)에서도, 톰은 자신의 행복에 도취되어 있을 뿐 썸머의 미묘한 표정 변화나 감정을 읽지 못한다.


4. 썸머의 존재양식적 사랑: 대조적 관점

썸머는 프롬이 말하는 존재양식에 더 가까운 인물이다. 그녀는 관계를 소유나 계약이 아닌 경험으로 인식한다. Day 31에서 "난 그저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라는 그녀의 말은 단순한 쾌락주의가 아니라,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닌 '경험하는 것'으로 보는 존재양식적 관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썸머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적 벽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고, 톰의 감정적 투자를 알면서도 관계를 지속했다. Day 476에서 그녀가 "너는 내가 누군지가 아니라 네가 원하는 나를 사랑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녀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프롬의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존재양식의 사랑은 상대와의 진정한 소통과 연결을 추구하는데, 썸머는 이를 회피함으로써 불완전한 관계를 만들었다.


5. 프롬이 제시하는 사랑의 기술: 톰이 배워야 할 것들

5.1 자기 자신과의 관계 회복

프롬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타인도 사랑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Day 488에서 톰이 마침내 건축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는 더 이상 사랑을 통해 자신을 완성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재능을 통해 스스로를 실현하려 한다. 이것이 프롬이 말하는 "생산적 성격 지향"이며, 진정한 사랑의 전제조건이다.


5.2 사랑의 수련: 규율, 집중, 인내

프롬은 사랑을 예술처럼 수련이 필요한 기술로 본다. 톰에게 필요한 것은:

규율(Discipline):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상대를 객관적으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Day 45의 "Penis game" 장면처럼 순간의 감정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성찰적으로 바라보는 규율이 필요하다.

집중(Concentration): 상대의 말과 행동에 진정으로 집중하는 능력이다. 썸머가 반복적으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톰이 이에 집중했다면 불필요한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내(Patience): 사랑은 즉각적인 만족이 아닌 지속적인 과정이다. 톰은 성급하게 썸머를 '운명'으로 규정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는 인내가 필요했다.


5.3 능동적 사랑의 실천

프롬은 사랑을 "주는 것(giving)"의 관점에서 이해한다. 이는 물질적 선물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력을 주는 것"이다. 톰은 썸머로부터 받기만을 원했지, 진정으로 주지는 못했다. Day 95의 도시 건축물 스케치 장면에서 톰이 자신의 열정을 공유할 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그 순간 그가 진정으로 자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6. 톰에게 전하는 조언

톰, 당신의 사랑이 실패한 것은 썸머 때문이 아니라 사랑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사랑은 "falling in love"가 아니라 "standing in love"입니다. 당신은 사랑에 '빠진' 것이지, 사랑 안에 '서 있지' 못했습니다.

첫째, 사랑하기 전에 먼저 온전한 자신이 되십시오. Day 500에서 당신이 Autumn을 만났을 때 보인 성장한 모습처럼, 자신의 열정과 꿈을 추구하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완성하려는 시도는 사랑이 아니라 의존입니다.

둘째, 상대를 당신의 환상이 아닌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배우십시오. 썸머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누구인지 정직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한 것은 썸머가 아니라 당신의 맹목이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깊은 연결을 추구하는 역설적 과제입니다.

셋째, 사랑을 소유가 아닌 경험으로 이해하십시오. 500일은 실패가 아니라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의 기쁨, 고통, 성찰 모두가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프롬의 말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런 보장도 없이 자신을 내맡기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은 기술입니다. 재능만으로는 부족하고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건축을 대하듯 사랑도 진지하게 공부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당신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Autumn과의 만남이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를 당신의 구원자가 아닌 함께 성장할 동반자로 만나기를 바랍니다. 사랑은 두 사람이 각자의 고독을 지키면서도 함께 있는 것, 프롬이 말한 "분리 속의 결합"임을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