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논술문 작성법 요약
31) ‘그런데, 아무튼’ 등의 접속어는 피하라.
그런데, 어쨌든, 그건 그렇고, 아무튼, 여담이지만, 이야기가 빗나가지만 등의 말은 지금까지 서술해 온 논지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엉뚱한 이야기로 빗나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말들은 자신의 논리의 파탄을 숨기거나 논지와 관계없는 내용을 쓰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32) 구두점에 유의하라.
논술문에 주로 사용되는 구두점으로는 마침표(.), 쉼표(,), 물음표(?) 등이 있다. 특히 논술문에서 유의해야 할 구두점은 쉼표다. 쉼표는 문장의 호흡을 조절해 주고, 수식어의 수식 범위도 정해 준다. 그런데, 학생들의 글에는 쉼표를 사용하지 않거나 가끔 적당히 찍어 두는 경우가 많다. 구두점도 문장을 구성함에 있어서 낱말과 동일한 기능을 나타내는 문장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33) 대명사를 정확히 사용하라.
대명사는 앞 문장에 나온 명사를 대신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앞 문장에 사용한 명사를 후술 문장에서는 대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명사를 사용한 앞 문장과 대명사를 사용한 후술 문장 사이에 여러 문장이 놓이거나, 명사가 사용된 앞 문장이 명료하지 못할 때는 다시 명사를 사용하는 것이 문장의 내용을 분명하게 해 준다. 특히 지시 대명사의 사용은 유의해야 하는데, 지시 대명사의 지시 개념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도 명사를 쓰는 것이 좋다.
34) 낱말의 순서에 주의하라.
문장을 이루는 낱말의 순서는 대체로 문법에 따르면 된다. 수식어는 피수식어 가까이에 위치하여 꾸며 주고 주어, 목적어, 서술어의 순서로 배열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문법에 알맞은 낱말들을 배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배열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낱말의 배열이 자연스럽다는 것은 문장의 리듬과도 관계된다.
35) 모호한 낱말을 사용하지 마라.
훌륭한 글의 특성은 무엇보다도 명료성에 있다. 지나친 문학적 수식은 글의 명료성을 해치는 수가 많다. 또한 낱말을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글의 명료성은 파괴된다. 낱말을 모호하지 않게 사용하는 것, 곧 낱말을 정확하게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사용하는 낱말의 뜻을 좀더 좁히고 한정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6) 불필요한 낱말을 사용하지 마라.
논술문뿐만 아니라 모든 글은 한결같이 필요한 낱말들만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한 낱말이 두 세 낱말의 기능을 떠맡으며, 짧은 한 어귀가 문체나 의미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도 긴 절을 대신할 수 있다. 필요한 낱말만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필요없는 도입구를 제거하거나, 구는 낱말로, 절은 구로 대치하는 방법이 있다.
37) 시제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이다, 입니다’가 섞이어 쓰인 문장과 마찬가지로 과거, 현재, 미래의 일관성이 없는 글은 내용이 산만하고 유치하게 느껴진다. 과거면 과거, 현재면 현재로 시제를 일치시켜야 한다. 대체로 논술문은 현재 시제로 쓴다.
38) 지시하지 않은 경우, 1인칭 대명사의 사용을 피하라.
인칭 대명사는 짧은 논술문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짓는 다른 많은 글에도 나타난다. 글의 일관성을 주기 위해 우리는 인칭 대명사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그러나 논술문의 경우 3인칭 대명사의 적절한 사용은 좋으나, 1인칭 대명사 ‘나’, ‘본인’, ‘필자’의 습관적인 사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학생들의 논술문에서 1인칭 대명사 ‘나’를 자주 쓰는 것은 자기를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39) 쓰기 전에 생각하라.
(문제분석-->주제설정-->개요작성-->집필-->퇴고)
글의 제재에 대해 오랫동안 충분히 생각하지 않은 상태로 곧장 글을 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제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 믿을 만하고, 남들이 공감할 수 있으며, 또한 논리적으로 변호할 수 있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글을 쓰도록 해야 한다.
40) 범위가 넓은 논제는 제한하라.
논제의 범위가 넓을 때는 자신이 변호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특수한 분야로 제한하여 논술하는 것이 좋다. ‘자유와 책임’의 경우에는 ‘대학 생활에 있어서의 자유와 책임’으로 한정하면 막연한 주제로부터 명확한 방향이 결정된다. 특히 짧은 분량으로 제한된 시간 동안에 쓰는 논술고사의 경우는 제한된 범위에서 논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41) 주어진 논제에 대립되는 말로 시작하라.
예를 들어 ‘편지’라는 제목이 주어졌을 때 오로지 ‘편지’자체에만 집착된 문장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편지’와 대립되는 전달 수단인 ‘전화’를 서두로 가져오는 것이다. 전화의 발달로 편지를 쓸 기회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그로 인하여 젊은이들의 문장력이 떨어지게 되었다는 주장이 분분한 만큼, ‘편지’에 대립되는 ‘전화’를 인용한다면 상당한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42) 문단은 반드시 하나의 중심 사상만을 내포해야 한다.
만일 문단이 한 가지 이상의 중심 사상을 내포한다면, 그것은 별도의 문단으로 나누어야 한다. 문단에서 취급되는 단일한 생각이란, 여러 가지 생각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하여 그 생각을 좀더 제한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공부방을 제재로 하여 글을 쓴다면, 한 문단으로 쓰기보다는 책상, 벽장, 유리창 등으로 분할하여 그 가운데 한가지만을 한 문단으로 써야 한다. 문단이 하나의 의미만을 내포한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
43) 문단은 통일성을 나타내야 한다.
통일성이란 문단이 하나의 기본적 목표를 내포하면서 그 자체가 일관성을 띠어야 함을 의미한다. 비록 문단이 전체 글이라는 대단위의 부분, 곧 그 보다 작은 단위라 하더라도, 모든 문단은 그 자체로 완전한 독립성을 나타낸다. 한 부분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다른 문단과 결합되어 거대한 글 전체를 형성하거나에 관계없이 문단은 그 자체가 하나의 전체, 곧 완전한 독립성을 띠는 단위이다. 문단의 통일성을 잃는 가장 흔한 예는 제재를 한 가지로 한정시키지 못하고, 이 제재에서 저 제재로 제멋대로 옮겨가는 경우다.
44) 문단은 연결성과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연결성과 유연성은 매우 밀착된 관계를 나타낸다. 연결성이란 문단 속의 부분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의미하며, 유연성이란 문단 속의 부분들이 부드럽게 연결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연결성과 유연성은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보여 준다. 부분들이 유연하게 연결된 것, 곧 유연성은 기름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45) 글의 서두가 논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 주지 않는 논술문은 휴지 쪽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답안을 읽어야 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서두에 한해서 만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서두에서 선생님을 꽉 붙들어 논술문 속으로 끌어들여야만 한다. 첫머리 3행으로 논술문의 성패는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46) 서론부는 한 문단으로 충분하다.
서론 문단은 특수한 기능을 나타내기 때문에 독특한 구조를 보여 준다. 서론부에서는 이야기거리를 일반적인 내용으로 소개한 다음 차츰 그 일반적인 내용을 좁혀가면서 마침내 하나의 쟁점으로 몰고 가면 된다. 즉 일반적 진술로 시작하여 명제문으로 끝나는 것이다. 1000자 정도의 분량에서는 대략 250자 이내로 한 문단이면 족하다.
47) 특수한 세부 사실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하라.
예를 들어 어떤 성악가에 대해서 논술할 때 그 성악가의 생애 가운데 특수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특수한 세부 사실이란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진술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명제와 관련된 특수하고 구체적인 사실을 의미한다.
48) 낱말이나 개념을 정의하면서 시작하라.
논술문을 통해서 특별히 언급하게 되는 문제는 우선 ‘무엇’에 대하여 논술한다고 할 때, 그 무엇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전통’에 대하여 논술한다면 ‘전통’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의 해결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전통이란 오랜 과거가 현재에 물려준 신념, 관습, 방법 등을 의미하며, 또한 오랜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한 집단의 문화를 ……”
49) 남의 말이나 격언, 속담 등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라.
남의 글이나 격언이나 속담을 인용할 때는 직접 인용할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인용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서론부를 시작하는 것은 독자의 관심을 끌고, 논술의 명제를 암시하는 기능을 갖는다. 예를 들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영국 시인 엘리어트는 노래했다.”
50) 최근의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하라.
어떤 논제가 주어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특별히 대비하지도 못할 논제를 대했을 때, 그 자리에서 가능한 한 최신의 화제를 찾아 논술의 서두를 시작하면,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때 최근의 사건은 학생들의 개인적인 사건보다는 사회인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수필의 경우는 개인적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해도 된다.
51) 질문 형식으로 시작하라.
서론부를 질문의 형식으로 시작하는 데에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그릇된 방향에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서론부를 질문의 형식으로 시작할 때는 그것이 일종의 수사학적 질문임에 유의해야 한다. 수사학적 질문이란 독자들의 대답을 염두에 두고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필자의 의견이나 명제를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神)을 발견한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가?”
52) 일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하라.
일화를 언급하면서 글을 시작할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독자와의 친근감이다. 말의 경우엔 ‘나는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청중과의 친근감이 한결 고조된다. 그러나 짧은 논술문의 경우에는 명제에 알맞은 짧은 일화를 간결하게 요약하면서 시작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때 개인적인 일화보다는 사회적, 역사적인 일화를 언급하는 것이 좋다.
53) 간결한 명제문으로 시작하라.
모든 논술문은 하나의 의견을 내포하지만, 어떤 의견이나 모두 논술문의 훌륭한 이야기 거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이야깃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글의 중심 사상을 논리적으로 진술한 의견이어야 한다. 명제문을 첫 문장에 곧장 쓰면서 시작하는 것은 효과가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으나, 크게 실수하지 않고 무난하게 전개시켜 나갈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다.
54) 산만하게 시작하지 말라.
서론부의 내용이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멀리 우회하면서 글이 시작되면 초점이 분명하지 않고 매우 모호하고 산만하게 된다. 짧은 논술문에서는 논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내용을 이것저것 열거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논제와 연결되는 일관된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분명하고 압축적이다.
55) 표제를 의존하면서 시작하라.
논술문의 경우에는 주어진 제재나 주제가 그대로 글의 표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통 질서’에 대해 논술하라는 문제가 나오면, 표제는 바로 ‘교통 질서’가 된다. 그렇지만 논술문이 아닌 다른 유형의 글에서는 주어진 제재나 주제가 바로 표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56) 글의 윤곽을 제시하면서 시작하라.
서론 부분에서는 앞으로 논할 글의 윤곽을 제시하면서 시작하는데, 너무 솔직하게 메마른 문체로 글의 윤곽을 제시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세련된 느낌을 주어야 한다.
57) 남이 자주 쓰지 않는 것을 써라.
남이 쓰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과 똑같은 대상일지라도 자기 나름의 시점에서 바라본 독창적인 글을 의미한다.
58) 명문을 쓰려고 하지 마라.
문장은 꼭 명문이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글쓰는 일을 신성시하지는 않았는가 ? 뭔가 훌륭한 내용을 쓰지 않으면 문장답지 않다고 생각해 왔다면 지금 당장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늘날 명문이란 멋진 문구나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문장이 아니다. 자기의 생각이 상대방에게 똑바로 전달되는 문장이 현대의 명문이다. 일반 대중의 인기를 얻으려고 허세를 부리면 실패하고 만다. 명문을 쓰려고 하지 말고 뭔가 말하려고 해야 한다.
59) 주제가 결정되면 절반은 쓴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문장에는 중심이 되는 기둥 같은 것, 즉 주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문장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무엇을 쓸 것인가 확실하게 정한 다음에 쓰기 시작하지 않으면 도중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쩔쩔 매게 된다. 간신히 써 나가긴 한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무엇을 전달하려고 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문장이 되어 버린다. 글을 쓰는 목적을 명확히 함으로써 주제가 확고해 진다. 우리가 글을 쓰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무엇을 알려주기 위해서, 무엇에 대하여 설득하기 위해서, 무엇에 대하여 감동을 주기 위해서, 등의 세 가지다.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은 여행을 할 때 어디에 갈 것인지 그 방향을 정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목적을 정하지 않고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될 수는 없다.
60) 의식적으로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쓴다.
문장은 개성의 주장이다. 개성의 주장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기가 어느 입장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복 자율화는 옳은가 그른가 ?’라는 문제에 대해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찬성론에도 일리가 있고, 금지론에도 일리가 있다. 어느 쪽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와 같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글을 쓰면 안된다. 찬성이나 반대나 다 같이 시시한 것이므로, ‘이런 논쟁은 의미가 없다’와 같은 식으로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고력이나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명확히 자기 입장을 밝히는 글이어야 한다. 단, 자기 혼자만이 옳다고 하는 독선적인 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61) 읽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쓴다.
글은 자기와 남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요, 본래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쓸 때에는 항상 독자를 예상하면서 써야 한다. 상대를 염두에 두고 쓰면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쓴 경우와 내용의 충실도가 달라질 것이다.
62) 올바른 순서에 따라 논술해야 한다.
어떤 글에 있어서나 올바른 순서란 글의 목적에 의존한다. 논술문은 글의 목적이 어떤 명제를 논술하거나 증명함에 있으므로 그 올바른 순서는 논리적 순서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사형 제도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논술하려면, 먼저 사형 제도의 오류를 제시하고, 사형 제도 폐지가 줄 이점을 논술해야 한다. 결국 논술문이 요구하는 순서란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63) 균형을 유지하라.
서론, 본론, 결론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서론부에서는 글을 다루는 범위를 소개하며, 본론은 그 한정된 범위 내의 것들만을 다룬다. 결론은 서론과 본론에서 다룬 내용들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종합적인 결론을 내려야 한다. 만약 원고지 5장 정도의 분량에서는 논술문을 작성한다면 서론과 결론은 각각 1장의 원고지 정도가 적당하다. 서론과 결론은 각각 한 개의 단락이면 되지만 본론 부분은 몇 개의 중간 문단으로 이루어지는데 올바른 순서 속에서 서로 알맞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글의 목적이 대립되는 두 쟁점에 대해 결론을 내리려는 것이라면, 중간 문단은 두 개 정도가 바람직하고, 이 두 개의 중간 문단은 동일한 길이로 나타나야 균형이 맞는다.
64)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논술이란 어떤 사실의 옳고 그름을 가리고, 그 사실의 가치를 판단하는 글이며, 어떤 일에 대하여 자기의 주장을 타당성 있는 근거로 제시해 펴 나가는 글이다. 그러므로 논술은 객관적인 여러 사실을 종합 분석 정리하여 보편 타당한 이론을 전개하여 남을 설득해야 하며 반드시 객관적인 견해, 관점, 문장을 견지해야 한다.
65)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
어떤 사실에 대하여 미리 알고 있는 선입견이나 편견은 결론을 졸속하게 이끌어 내거나, 잘못된 결론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일단은 모든 것을 버리거나, 모든 사실들을 공평한 입장에 놓고 보아야 한다. 버릴 것과 취할 것, 논리 전개에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공정히 판단하여 취사선택하여야 한다.
66) 불분명한 사실을 말하지 말라.
혼자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나 타당한 이론적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한 불분명한 사실은 쓰지 말아야 한다. 이는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말과도 서로 통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거나, 학문적으로 증명되었거나, 통계에 의해 밝혀진 사실들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67) 흑백 논리에 빠지지 말라.
논술문에서 시비를 분명하게 가린다는 것은 자기의 견해나 주장 또는 어떤 사실에 얽힌 이치를 명확한 자기 관점에 따라 밝힌다는 뜻이다. 그러나 흑백 논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편성 있는 여러 논거를 찾아 자기의 입장에 따라 시비를 가리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있으나, 내 의견만 옳고, 그 외에 모든 것은 그르다는 흑백 논리는 독선과 아집의 결과로써 반감만 살 뿐이다.
68) 문제 의식을 갖고 대하라.
어떤 문제, 현상, 대상이든지 먼저 ‘왜’ 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피상적 관찰에 그치지 말고 본질을 파 헤쳐야만 한다. 왜 그런 사건이 날까?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이런 질문을 던져 놓고 논리적으로 따져 들어가야 한다. 이런 문제 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대할 때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69) 자신의 눈을 가져야 한다.
‘나무꾼과 선녀’에서 착한 나무꾼은 사슴을 숨겨 주고 사냥꾼을 따돌린다. 그 행위를 우리는 ‘착하다’고 평가해 왔다. 그러나 그 나무꾼이 착할지는 몰라도 너무도 나약하거나 비겁하다고 할 수 있다. 나무꾼은 착한 일을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가 보다 당당하게 사냥꾼에게 어린 사슴을 잡지 말라고 정면으로 대결해야 했지 않을까? 이처럼 시각을 달리하여 새로운 각도의 파악이 필요하다.
70) 삽입구를 남용하지 말라.
삽입구를 많이 쓰면 문장은 쓸데없이 길게 된다. 깨끗하고 선명한 인상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논리 전개에도 방해가 된다. 꼭 삽입해야 할 문장은 앞부분으로 당겨서 하나의 문장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71) 결론은 서론부로 다시 돌아가라.
결론 부분을 작성하는 하나의 방법으로는 서론 부분의 내용과 중간 문단들의 내용을 간단히 연결시키는 방법이 있다. 특히 이제까지 써 온 문단들이 지나치게 느슨하거나, 견고하지 못한 느낌이 들 때 필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렇게 서론 부분과 결론 부분을 연결시키는 데는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서론 부분에서 말한 명제나 명제문에 대해 마지막으로 비판적 견해를 펴 보이는 일이 필요하다.
72) 글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며 결론 부분을 작성하라.
서론 부분은 일반적인 내용에서 차츰 그 내용이 한정되면서 명제에 해당하는 한점으로 끝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결론 부분은 특수한 한 점에서 시작하여 차츰 그것들을 확장하면서 끝나고 있다. 결론 부분의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결론 부분은 명제에서 시작되어 그 명제가 차츰 일반적인 진술로 확대 발전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따라서 결론 부분은 적절한 낱말이나 어귀를 보태어 서론 부분의 명제나 명제문을 단순히 반복하면서 시작될 수 있다. 혹시 필요하다면, 이 명제나 명제문을 앞의 문단과 연결시키면서 시작할 수도 있다.
73) 중간 문단들을 결합시키면서 끝을 맺어라.
결론 부분을 완성하는 방법 중에, 중간 문단들의 중심 내용을 결합시켜 통일성을 주는 것으로 요약적인 결론이라고 불린다. 요약 형식으로 완성되는 결론 부분에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중간 문단들의 중심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유형, 둘째는 중간 문단들의 중심 내용을 직접 옮기지 않고 암시하는 내용, 셋째로 중간 문단들의 내용을 변형시키는 유형이 있다.
74) 독자의 행동을 유발하면서 끝을 맺어라.
논술문이란 어디까지나 주어진 제재나 주제를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여 명제나 명제문을 만들고, 그 명제나 명제문을 논증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에 남들이 동의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다. 따라서, 결론 부분에서는 독자의 행동을 유발시키며 끝을 맺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75) 모두 쓰고 나면 반드시 퇴고(推敲)를 한다.
글을 모두 쓴 다음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항목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1) 문자, 용어는 바르게 쓰였는가?
2) 주어와 서술어는 바르게 연결되었는가?
3) 고유 명사, 숫자는 정확히 쓰였는가?
4) 문장 부호는 바르게 쓰였는가?
5) 문장의 길이는 적절한가?
6) 단락은 알맞게 구분되었는가?
7) 쓸데없는 부분은 없는가?
8) 부족한 부분은 없는가?
9) 서론과 결론은 효과적으로 쓰였나?
10) 쓰고자 한 것을 명확히 썼는가?
11) 내용이 극단으로 흐르거나 편견은 없는가?
12)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가?
13) 인용, 예시는 적절한가?
14) 문체, 시제는 통일되었는가?
15) 띄어쓰기, 맞춤법의 원칙에 어긋난 부분은 없는가?
16) 원고지 쓰기에 알맞게 쓰였는가?
17) 제한 자수를 벗어나지는 않았는가?
18) 독자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누군가를 모함한 부분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