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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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사랑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그리고 결정/헌신(commitment)에 기반을 둡니다. 스턴버그는 이 세 요소의 조합에 따라 사랑의 다양한 유형이 나타난다고 설명하며, 이들을 통해 사랑의 복잡성과 다양한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1. 친밀감 (Intimacy)

친밀감은 사랑에서 감정적인 요소를 나타냅니다. 이는 상대방과의 정서적인 연결감, 깊은 유대감, 그리고 상호 신뢰를 의미합니다. 친밀감은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되며,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감정적으로 지지하는 과정에서 형성됩니다. 이 요소는 관계의 안정성과 만족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파트너 간의 공감과 이해를 증진시킵니다.

친밀감이 높은 관계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지지합니다. 이는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고, 서로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2. 열정 (Passion)

열정은 로맨틱한 사랑에서의 강렬한 감정과 성적 매력을 나타냅니다. 이는 관계의 초기 단계에서 흔히 경험하는 강한 끌림과 흥분을 의미하며, 파트너에 대한 강한 욕구와 집착을 유발합니다. 열정은 사랑의 동력으로 작용하여, 관계에 활력과 에너지를 부여합니다.

열정은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열정은 관계에 깊은 애정을 더하며, 관계를 활기 있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열정은 감정의 기복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사랑을 위해서는 다른 요소와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3. 결정/헌신 (Commitment)

결정/헌신은 관계에 대한 장기적인 약속과 의지를 나타냅니다. 이는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를 위해 헌신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결정/헌신은 관계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계를 지탱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 요소는 단기적으로는 파트너와 함께하려는 결정을, 장기적으로는 결혼이나 지속적인 관계에 대한 헌신을 의미합니다. 결정/헌신은 서로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파트너와의 미래를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사랑의 유형

스턴버그는 이 세 요소의 조합에 따라 사랑의 유형을 8가지로 분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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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사랑(Non-love): 세 요소가 모두 결여된 상태로, 짝사랑이나 염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 대부분의 관계가 이에 해당합니다.
  2. 호감(Liking): 친밀감만 있는 상태로, 친구 사이의 감정이 이에 속합니다.
  3. 열정적 사랑(Infatuated love): 열정만 있는 사랑으로, 이성에 강하게 끌리지만 깊은 유대감은 형성되지 않은 단계입니다.
  4. 공허한 사랑(Empty love): 결심/헌신만 있는 사랑으로, 오래된 부부 사이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5.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 친밀감과 열정은 있지만 아직 결심/헌신은 부족한 단계의 사랑입니다. 연인 관계의 초기에 나타납니다.
  6. 우애적 사랑(Companionate love): 친밀감과 결심/헌신은 있지만 열정이 사라진 사랑으로, 오래된 부부 사이나 절친한 친구 사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7. 얼빠진 사랑(Fatuous love): 열정과 결심/헌신은 있으나 친밀감은 형성되지 않은 사랑으로,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결혼을 선택한 경우 등에 나타납니다.
  8. 완전한 사랑(Consummate love): 세 요소가 모두 풍부한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입니다.

스턴버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요소의 비중이 서서히 변화하면서 관계가 발전한다고 설명합니다. 사랑의 초기에는 열정이 지배적이지만, 점차 친밀감이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결심과 헌신이 생겨납니다. 오랜 시간 후에는 열정이 사그라들고 친밀감과 결심/헌신이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는 것이죠.

또한 세 요소는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헌신이 깊어질수록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가면서 친밀감도 깊어집니다. 반대로 친밀감과 유대감이 깊어질수록 관계를 유지하려는 결심도 확고해집니다.

스턴버그의 이론은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한계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우선 세 요소라는 단순한 구분으로 사랑의 복잡성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또한 문화권이나 개인에 따라 사랑의 개념과 양상이 다양할 수 있음에도 이론의 보편성을 전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아가 각 요소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경험적 연구에 제약이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사랑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연인 및 부부 관계를 분석하는 유용한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세 요소의 역동적 상호작용과 사랑의 변화 과정에 주목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사랑에 대한 심리학적 담론에 있어서 스턴버그의 이론은 중요한 기여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