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으로
4.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이야기는 중국 고전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우정의 예 중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는 진정한 이해와 공감, 즉 '지음(知音)'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지음'이란 한자어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알다(知)'와 '소리(音)'를 결합한 것으로,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는 이러한 '지음'의 관계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예입니다.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
백아는 고대 중국의 대표적인 거문고 연주자였으며, 그의 음악은 현세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아는 자신의 음악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해 항상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때 백아의 삶에 종자기가 등장합니다. 종자기는 백아의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 그는 때로는 폭풍이 산을 휩쓸고 가는 듯한 연주를 하고, 때로는 시냇물이 조용히 흐르는 듯한 연주를 했습니다. 종자기는 이 모든 연주를 듣고 정확히 그 의미를 파악했습니다. 폭풍과 시냇물의 연주에 각각 "이것은 산을 휩쓸고 가는 폭풍의 소리요, 저것은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의 소리로군요"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이해는 완벽했습니다.
'지음(知音)'의 의미와 중요성
이 이야기에서 '지음(知音)'은 단순히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의 마음과 영혼까지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백아와 종자기의 관계는 이러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지음'은 매우 드물고 귀중한 관계로, 이를 찾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종자기가 세상을 떠나자 백아는 더 이상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 줄 '지음'이 없다고 느끼고 거문고를 부수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진정한 우정과 이해의 가치를 강조하며,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지를 보여줍니다. '지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러한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면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원문 출처
춘추시대(春秋時代)에 백아(伯牙)라는 거문고의 명인(名人)이 있었다. 그에게는 그의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악상(樂想)을 잘 이해(理解)해 준 종자기(鐘子期)라는 친구(親舊)가 있었다. 어느 날 백아(伯牙)가 높은 산(山)에 오르는 장면(場面)을 생각하면서 거문고를 켜자 종자기(鐘子期)가 그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정말 굉장(宏壯)하네. 태산(泰山)이 눈앞에 우뚝 솟아 있는 느낌일세.」 또 한번은 백아(伯牙)가 도도히 흐르는 강(江)을 떠올리면서 거문고를 켜자 종자기(鐘子期)가 말했다. 「정말 대단해. 양양(洋洋)한 큰 강(江)이 눈앞에 흐르고 있는 것 같군 그래.」 이처럼 종자기(鐘子期)는 백아(伯牙)의 생각을 거문고 소리를 통해 척척 알아 맞혔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북쪽으로 여행(旅行)을 떠났는데 도중(途中)에 폭풍우(暴風雨)를 만나 바위 그늘에 머물렀다. 백아(伯牙)는 자신(自身)의 우울(憂鬱)한 기분을 거문고에 담았다. 한곡 한곡마다 종자기(鐘子期)는 척척 그 기분(氣分)을 알아맞혔다. 이에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내려놓고 감탄(感歎ㆍ感嘆)했다. 「정말 대단하네. 그대의 가슴에 떠오르는 것은, 곧 내 마음 그대롤세. 그대 앞에서 거문고를 켜면, 도저히 내 기분(氣分)을 숨길 수가 없네.」 그 후 불행(不幸)히도 종자기(鐘子期)가 병(病)으로 죽었다. 그러자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때려부수고, 줄을 끊어 버리고는 두 번 다시 거문고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세상(世上)에 자기 거문고 소리를 알아 주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백아절현(伯牙絕絃)은 바로 이 고사(古事)에서 유래(由來)된 것이다.